서울, 세계 최악의 도시 3위? 서울시 반응이 날 웃기네

기사 원문 (경향신문)

서울이 세계 최악의 도시 3위를 했다는 기사다.
이러한 순위는 Lonely Planet이란 곳에서 매긴 점수로, 론리 플래닛은,

구글에서 lone만 쳐도 첫 번째 순위로 나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이트 중 하나다.
(론스타보다 위다)

론리 플래닛 순위 포스트 사이트

그놈의 우리의 서울, 살기 좋지 않은 건 모두들 다 알고 있지 않은가? 매일매일의 교통 대란, 비싼 물가, 하늘 위에 올라 있는 아파트 값 등... 20살 이후로 10년 동안 서울의 한 귀퉁이에 몸을 붙이고 살아오면서 이 도시에서는 왜 이리 사는 것이 삭막하고 팍팍한가...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집 강아지를 내가 욕하는 것과 남들이 욕하는 것이 기분이 다르듯, 서울이 세계에서 Most Hated City 에서 3위를 했다는 소식이 즐겁지는 않다.




그런데, 내가 이 기사를 읽으면서 어이가 없었던 것은 서울이 3위를 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서울시의 반응이다.


"해외 홍보에 수백억원의 예산을 쓰면서 도시 브랜드 가치 높이기에 신경써 온 서울시는 “평가가 잘못됐다”며 항의하고 나섰지만 뒤늦은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경향신문 기사 일부)



... 이게 무슨 개소리인지 모르겠다.

"평가가 잘못됐다."라니...

.... 아, 쪽팔려서 못 살겠다.


론리 플래닛의 아티클을 다시 한 번 보자.
(위쪽 링크 클릭)

based on your feedback 이라잖아...
전세계 네티즌들이 피드백을 줘서 그걸 통합해서 만든 거라잖아...
어느 부분이 잘못된 거야...
전세계 네티즌들이 잘못된 거야, 아니면 피드백들을 취합하는 과정이 잘못된 거야...
론리 플래닛이 숫자 계산도 못했다는 거야...

대체 어느 부분이 '잘못'되었는지 전혀 모르겠다.



서울시의 반응을 더 보자.

"이에 대해 서울시는 즉각 반발했다. 이번 평가가 최종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
"“론리 플래닛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위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선, 짚고 넘어가자.

해당 설문 조사가 게재된 곳은 론리 플래닛 사이트의 TIP & Article 코너다. (그것도 아프리카>가나>카테고리에 속해 있는...)

대충 번역해 보자면,

"지난 번에 가장 인기 없는 여행지 뽑기를 했었는데, 몇몇이 동의하고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었다. 이번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싫은 도시를 뽑아 봤는데, 순위가 아래와 같다. (서울 3위 게재된 순위) 어때? 믿을만 한 거 같아? 피드백도 남겨주길 바래."

... 발랄하고 재미있고 참여를 요구하는 글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코리아의 서울이란 도시에서 이 글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아니, 나라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생각해 보자.

... 누군가가 "야, 너 우리반에서 제일 싫어하는 학생 3위로 뽑혔어."라고 한다면,

... "아, 왜 그러지. 젠장. 어떻게 해야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 순위를 바꿔봐야지." 라고 생각하는 것이
모두가 가장 원하는 답일 것이다.

그런데, 서울시가 하는 것은

"어떤 새끼가 그런 거 순위를 매겼어? 잘못된 거야. 안 믿어. 다시 해. 공식적으로 전체 학생회의에서 반박하겠어. 청문회 열어. 법적으로 대응하겠어. 법정에서 보자. 내 모든 것을 다해서 그 결과를 때려부수겠어."... 때려부수는 정도는 아니겠지만, 비슷한 상황 아닌가?


...또한,

"최종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그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응하겠다."라는 것은, 얼마 전, 미디어법 헌재의 말장난이 생각나는 부분이다. 이거는 인정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는 것도 아니여...

... 이 무슨 개소리들의 향연인가. 답답워라 이내 가슴... 숫돌쩌귀 암돌쩌귀로 뚝딱 박아 창문이나 만들어놨으면 좋겠다. 광화문 광장이 안 보이는 쪽으로...

답답해 하는 마음 속에 의문이 하나 들었다. 그렇다면, 저 결과를 바꾸기 위해 서울시는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결과는 하나인 것 같다. 알바들을 풀어서 저 사이트에 서울시를 칭찬하며 순위를 바꾸길 바라는 피드백을 수도 없이 올리는 것이다. 그 외에는 방법이 없다. 저 순위는 론리 플래닛 사이트가 만든 것이 아니라 전세계 네티즌들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또다시 한국 네티즌의 힘이 발휘될 것인가... 궁금해지는 상황이다.

제발, 부탁이다.

그리 오래 살지 않은 서울 생활 10년이지만,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서울을 쪽팔리게 하지 말자.

저런 순위가 나왔으면, "반성하겠습니다. 앞으로 노력할게요."란 답이 먼저 나오는 것이 우선 아닌가.

반발하고 대응하는 것은 그 후라도 늦지 않다.

제발, 부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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