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5년 여름,
혹은 그 이듬해,
1982를 빼면, 13살 무렵, 혹은 14살, 15살 때쯤,
나는 내 마이마이 카세트에 넣고 다닐 테이프를 찾아 동네 아파트 상가의 음반 가게에 있었다.
(사실은 마이마이가 아닐지도 모른다. 내가 쓰는 모든 물건들은 유명 브랜드보다는 그 누구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브랜드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남들 듣는 대중 가요보다는 나도 남도 이해 못하지만, 뽀대나는 물건을 항상 사고 싶어 했던 나는 허비 행콕의 dis is da drum 테이프를 손에 쥐었다. 왜냐면, 너무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사람 머리가 드럼인데다, 이제 막 아이 엠 어 보이를 배우던 시절의 dis is da drum을 "이것은 드럼입니다."로 해석해 가며, 뭔가 있어 보이는 테이프 껍데기에 반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말콤 엑스의 자서전을 읽은 이유도 검은 책 표지에 꽉 차게 은색 X 자가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오토바이오그래피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그냥 SF 소설인 줄 알았었다.)
...암튼,
"드럼의 진수를 보여주는 사람인가보다. 멋쟁이 신해철 아저씨랑 친하다는 남궁연보다 잘 칠라나..."
하는 쓸데 없는 생각을 하며, 그저 표지가 멋있다는 이유로 허비행콕의 명음반은 음악을 콩나물 집합으로 아는 쓰레기 귀를 가진 어린애의 손에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13년 뒤,

2008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허비 행콕의 실제 얼굴을 보게 되었다.
여러모로 코스비 가족 같으 외모에 재즈 냄새 풀풀 나는 진정한 뮤지션의 모습이다.
...그리고, 2010년,
TED를 통해 허비행콕을 다시 만나볼 수 있었다.
... 저 옆의 베이시스트는 누구인가? +_+; 내 (마이스페이스)친구 마커스 밀러 아닌가?!!
... 그들의 All-star set 연주를 들어보자.
... 허비 행콕 정도 되면, 마커스 밀러를 그냥 불러다 쓸 수 있나보다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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